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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도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by nature entrepreneur 2025. 6. 9.

시골사는 개발자

개발자도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전원생활 3년차가 알려주는  실전 가이드

(서울을 떠나 시골에 정착 중인 가상의 개발자를 가정하고 글을 써보았습니다. )

3년 전, 서울 강남의 스타트업에서 야근에 지쳐있던 평범한 웹 개발자였습니다. 매일 2시간 통근, 미세먼지, 높은 생활비에 지친 일상이었죠. "개발자도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 반, 절망 반으로 시작한 전원생활이 벌써 3년째입니다.

지금은  작은 농가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원격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도시보다 훨씬 저렴한 생활비, 깨끗한 공기, 그리고 무엇보다 여유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어요.

이 글에서는 실제로 겪은 시행착오와 해결책을 솔직하게 공유하겠습니다. 전원생활을 꿈꾸는 개발자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요.

전원생활 vs 도시생활: 개발자가 느낀 실제 차이점

생활비는 정말 저렴할까?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죠.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비교해드릴게요.

항목 서울 생활 시골 생활 특이사항

주거비 월세 높음 전세 저렴 초기 보증금 필요
교통비 대중교통 차량 필수 유지비 고려 필요
식비 외식 위주 직접 조리 텃밭 활용 가능
문화생활 다양함 제한적 창의적 대안 필요

결론: 전체적으로 30-40% 정도 생활비가 절약되지만, 차량 구입비와 같은 초기 비용이 있어요.

일과의 변화

서울 시절 (회사 출근)

  • 07:00 기상 → 출근 준비
  • 08:30 지하철 출근 (1시간)
  • 09:30-18:30 회사 업무
  • 19:30 퇴근 후 저녁
  • 21:00 개인 시간 (피곤해서 넷플릭스)

현재 (원격근무)

  • 06:30 기상 → 텃밭 돌보기
  • 08:00 아침식사 후 산책
  • 09:30-18:00 재택근무 (중간에 농사일)
  • 18:30 저녁 농사일
  • 20:00 독서나 사이드 프로젝트

가장 큰 변화: 통근 시간 2시간이 농사와 개인 시간으로 바뀌었어요.

전원생활 개발자의 필수 인프라 구축법

1. 인터넷 환경: 생명선 확보하기

인터넷 환경 개선

기존 회선을 더 빠른 인터넷으로 업그레이드했어요. 개발 업무와 화상회의에 문제없는 속도를 확보했습니다.

안정성 확보 방법

  1. 백업 인터넷: LTE 라우터로 이중화
  2. 정전 대비: UPS와 파워뱅크 준비
  3. 비상 계획: 긴급시 작업 가능한 카페 2-3곳 파악

핵심 팁: 이사 전에 꼭 인터넷 속도를 현장에서 직접 테스트해보세요!

2. 작업 환경: 집중할 수 있는 공간 만들기

홈 오피스 구성

  • 독립된 공간: 별채나 방 하나를 완전히 사무실로
  • 충분한 책상: 듀얼 모니터 + 노트북 설치 가능한 크기
  • 좋은 의자: 하루 8시간 앉아도 괜찮은 제품
  • 온도 조절: 에어컨 + 난방 시설 필수

개발 장비

  • 메인 데스크탑: 집에서 메인 작업용
  • 노트북: 외출이나 카페 작업용
  • 듀얼 모니터: 생산성 향상의 핵심
  • 웹캠/마이크: 화상회의 품질 중요

3. 비상 계획: 예상치 못한 상황 대비

정전 대비책

  • UPS: 갑작스런 정전에 안전한 저장
  • 파워뱅크: 노트북 충전용 대용량
  • 발전기: 장시간 정전시 (선택사항)

인터넷 장애 대비

  • LTE 라우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 스마트폰 핫스팟: 임시 방편
  • 근처 카페: 평소에 와이파이 비밀번호 확보

원격근무 전환: 프리랜서 잡 찾기

원격근무 효율성 높이기

시간 관리 노하우

  • 고정 업무 시간: 9시-6시는 반드시 지키기
  • 중간 휴식: 2시간마다 10분씩 밖에 나가기
  • 경계 설정: 업무 시간 외엔 메신저 끄기

협업 도구 활용

  • Slack: 실시간 소통
  • Notion: 문서 관리와 업무 계획
  • Zoom: 화상회의 (백업으로 Google Meet)
  • GitHub: 코드 협업 (당연히!)

농업과 IT의 만남: 스마트팜 도전기

텃밭에서 시작된 IT 프로젝트

문제 발견

전원생활 첫해, 물주기를 깜빡해서 토마토를 말려 죽인 사건이 발생했어요. "이것도 자동화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해결 과정

  1. 문제 분석: 언제, 얼마나 물을 줘야 하는가?
  2. 센서 도입: 토양 습도, 온도, 조도 측정
  3. 자동화 시스템: 라즈베리파이 + 펌프 제어
  4. 모니터링: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확인

실제 구현한 스마트팜 기능들

1. 자동 관수 시스템

사용 기술

  • 라즈베리파이 4
  • 토양 습도 센서
  • 릴레이 모듈
  • 소형 펌프

동작 원리

  1. 토양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면
  2. 자동으로 펌프 가동
  3. 적정 습도(60-70%) 달성시 정지
  4. 카카오톡으로 알림 전송

개발 후기: 물 사용량이 30% 줄고, 작물 품질도 좋아졌어요!

2.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수집 데이터

  • 온도/습도 (DHT22 센서)
  • 토양 습도 (정전용량 방식)
  • 조도 (포토레지스터)
  • 날씨 정보 (기상청 API)

활용 방법

  • 데이터 시각화 대시보드 제작
  • 이상 상황 알림 (온도 급변, 습도 과다 등)
  • 작물별 최적 환경 데이터 수집

3. 병충해 예측 시스템 (실험 중)

아이디어: 과거 날씨 데이터와 병충해 발생 패턴을 분석해서 예측 현재 상태: 데이터 수집 단계 (정확도 아직 낮음) 목표: 예방적 방제로 농약 사용량 줄이기

계절별 전원생활 패턴

봄 (3-5월): 새 시작의 계절

농사 준비

  • 모종 키우기
  • 텃밭 정리 및 밭갈이
  • 올해 재배할 작물 계획

개발 업무

  • 겨울 동안 개발한 프로젝트 배포
  • 농업 IoT 시스템 점검 및 업그레이드
  • 새로운 기술 학습 (온라인 강의)

주말 활동: 지역 농민들과 정보 교환, 농기구 정비

여름 (6-8월): 바쁘지만 보람찬 시기

농사일

  • 매일 아침 30분 물주기 (자동화 시스템 보조)
  • 주 2-3회 수확
  • 잡초 제거 및 병충해 관리

개발 업무

  • 새벽(6-8시)과 저녁(7-9시) 집중 작업
  • 점심시간에 간단한 농사일
  • 더위 피해 실내 작업 위주

특별 활동: 수확한 채소 이웃들과 나눔, 농업 데이터 수집

가을 (9-11월): 수확과 정리의 계절

농사일

  • 대량 수확 시기
  • 내년 농사 계획 수립
  • 농기구 정비 및 정리

개발 업무

  • 연말 프로젝트 마무리
  • 새로운 기술 스택 검토
  • 내년 개발 계획 수립

회고 시간: 올해 농사 결과 분석, 시스템 개선점 도출

겨울 (12-2월): 집중과 계획의 시기

농사일

  • 비닐하우스 관리 (겨울 채소)
  • 농업 기술 공부
  • 내년 작물 및 기술 계획

개발 업무

  • 연중 가장 집중적 개발 시기
  • 새로운 프레임워크 학습
  • 대형 프로젝트 진행

장기 계획: 내년 스마트팜 개선안, 새로운 도전 과제

실패와 교훈: 솔직한 이야기들

실패 1: 첫 해 농사 완전 망함

무엇을 잘못했나

  • 욕심: 1000㎡에 20종류 작물 동시 재배
  • 무지: 유튜브만 보고 시작한 아마추어 농사
  • 방치: 개발 일에 집중하느라 농사 소홀

참혹한 결과

  • 토마토: 역병으로 전멸
  • 고추: 진딧물로 90% 손실
  • 배추: 벌레 먹어서 폐기

얻은 교훈

  1. 작게 시작: 200㎡부터 천천히
  2. 지역 멘토: 경험 많은 농민께 배우기
  3. 기술 활용: IT로 보완할 수 있는 부분 찾기

실패 2:  인터넷 먹통

상황

 정전. UPS도 하루 만에 방전되고 LTE hotspot으로 임시방편.

미친 상황들 

  • 고객사 미팅 중 노트북 배터리 방전
  • 긴급 배포를   PC방까지 출동
  • 자동 관수 시스템 정지로 농작물 피해

대책

  1. 발전기 구입: 비상시 최소 전력 공급
  2. 백업 계획: 여러 대안 작업 장소 확보
  3. 배터리 확충: 대용량 파워뱅크 3개 추가

실패 3: 겨울 난방비 폭탄

문제

첫 겨울 전기온풍기만 믿고 있다가 한 달 전기료가 45만원 나왔어요.

해결 과정

  1. 단열 보강: 천장과 벽에 추가 단열재
  2. 난방 방식 변경: 인버터 에어컨 + 온수매트 조합
  3. 습관 개선: 불필요한 난방 끄기, 옷 더 입기

결과: 지금은 겨울에도 월 15만원 정도로 관리돼요.

전원생활을 고민하는 개발자들에게

시작하기 전 필수 체크리스트

경제적 준비

  • [ ] 6개월 이상 생활비 준비
  • [ ] 원격근무 또는 프리랜서 가능성 확인
  • [ ] 초기 인프라 구축비 (300-500만원)

기술적 준비

  • [ ] 원격 개발 환경 테스트
  • [ ] 협업 도구 숙련도
  • [ ] 백업 인터넷 연결 방안

심리적 준비

  • [ ] 가족/동반자의 동의
  • [ ] 사회적 고립감 대처 방안
  • [ ] 실패시 돌아갈 계획

지역 선택 가이드

필수 고려사항

  1. 인터넷: 광케이블 설치 가능한가?
  2. 교통: 고속도로 IC 30분 이내인가?
  3. 의료: 큰 병원 1시간 이내인가?
  4. 편의: 택배 배송, 마트 접근 가능한가?

추천 지역 (개인 경험 기준)

  • 충북 단양: 서울 접근성 좋음, 관광지라 인프라 양호
  • 강원 홍천: 자연환경 우수, 전원생활 인구 많음
  • 경기 양평: 서울 통근도 가능, 인프라 발달
  • 전남 담양: 기후 온화, 농업 기술 지원 좋음

주거 형태별 추천

전원주택 전세/월세 (초보자 추천)

장점: 초기 비용 적음, 테스트 가능 단점: 개조 제한, 임대료 부담 추천 대상: 전원생활 경험해보고 싶은 분

농가주택 매입 + 리모델링

장점: 저렴한 가격, 자유로운 개조 단점: 단열 문제, 리모델링 비용 추천 대상: 장기 거주 계획, DIY 가능한 분

신축 전원주택

장점: 최적화된 설계, AS 보장 단점: 높은 비용, 건축 기간 추천 대상: 자금 여유 있고 완벽 추구하는 분

마무리: 전원생활 3년을 돌아보며

가장 좋았던 점들

  • 스트레스 감소: 통근 지옥에서 해방
  • 건강 개선: 맑은 공기, 신선한 채소, 충분한 운동
  • 새로운 도전: 농업에 IT 기술 적용하는 재미
  • 시간 여유: 하고 싶은 프로젝트할 시간 확보

힘들었던 점들

  • 사회적 고립: 동료들과 물리적 거리감
  • 편의성: 뭐든 멀고, 배송도 오래 걸림
  • 초기 비용: 생각보다 많은 준비비용
  • 농사 실패: 시행착오 과정의 스트레스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 도시 생활에 지친 개발자
  •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분
  • 농업에 관심 있는 분
  • 원격근무 가능한 분

추천하지 않는 경우

  • 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요시하는 분
  • 도시 문화생활을 즐기는 분
  • 팀워크가 중요한 업무하는 분
  •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분

전원생활은 모든 개발자에게 정답은 아니에요. 하지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원한다면, 그리고 기술과 자연이 만나는 지점에서 뭔가 새로운 걸 만들어보고 싶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철저한 준비예요. 충분히 계획하고, 작게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확장해나가시길 바라요.